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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과 성격
“강박적인 성격이 강박증으로 발전이 되는냐?”는 질문을 흔히 받습니다. 강박적 성격과 강박증이 관련이 있는냐는 과거로부터 많은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성격과 관련된 또 하나의 문제는 “성격적인 문제가 있으면 강박증 치료가 어려운가?” 하는 점입니다.
강박증과 성격의 관련성에 대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이상 성격’이 있다고 해서 강박증상의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성격 문제를 가진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정신분열형 인격장애, 회피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그리고 편집형 인격장애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정신분열형 인격장애는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렵고, 지각이나 생각이 좀 왜곡되어있고, 다소 비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행동도 기이한 성격을 말합니다. 회피성 인격장애는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질책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거절할까 염려하여 결국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게 되는 성격입니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항상 공허감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매우 불안정하여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이며 자주 우울해지곤 하며,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길 원하지만 마찰이 잘 생겨 결국 안정한 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성격을 말합니다.
편집형 인격장애는 잘 믿지 못하고, 사소한 일로 쉽게 의심하고 자주 다투며, 항상 차가워 보이고, 다른 사람과는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성격을 말합니다. 이러한 성격의 문제는 결국 ‘대인관계의 문제’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환자들은 대개 행동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행동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강박적 성격’이란 완벽 지향적이고 질서를 고집하고 융통성이 없으며, 지엽적인 것, 지나치게 세세한 것, 순서나 규칙, 원칙, 규율 따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성격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향이 심하면 ‘강박성 성격장애’라는 진단이 붙습니다.
이는 일중독증(workaholics) 환자이며 감정의 표현이 별로 없고, 결정을 빨리 하지 못하고 항상 우유부단하며, 인색하고 너그러움이 없다. 또한 필요없는 물건도 잘 버리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 목숨을 겁니다.
1960년대 잉그람이라는 사람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강박증 환자의 약 1/3에서 심한 강박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강박적 성격과 강박증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강박증과 강박적 성격은 확연히 구분되는 현상이며 강박적 성격이 강박증으로 발전하는데 필요조건도 아니며 충분조건도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다고 해서 강박증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강박증의 성격적인 특성을 보는데, 먼저 다면적 인성검사, 소위 MMPI 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면적 인성검사는 미네소타대학의 S. Hathaway가 사람의 성격적인 특성을 구분하는데 10개의 스케일을 사용하여 구분하였습니다.
건강염려성(1), 우울증(2), 히스테리(3), 정신병적(4), 남성-여성적(5), 편집성(6), 신경쇠약(7), 정신분열병(8), 조증(9), 내향성-외향성(10)으로 나누었는데, 강박증 환자인 경우에 2번(우울증), 7번(신경쇠약), 정신분열병(8), 그리고 정신병적(4) 점수가 높습니다. 8번인 정신분열병의 점수가 높은 것은 강박증 환자가 가끔씩 보이는 ’이상한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고, 4번인 정신병적 점수가 높은 것은 사고를 낼 것 같다든지 혹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칠 것 같은 생각과 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에 비하여 강박적 성격장애 환자들은 우울증(2), 편집성(6), 그리고 건강염려성(1)의 점수가 높아 서로 다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성격을 평가하는 또 다른 방법은 차원적 접근입니다. 미국의 클로닌저라는 학자는 성격을 “새로운 것 추구형”, “위험 회피형”, 그리고 “보상 의존형”의 3가지 차원으로 나누었는데, 강박증환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아주 낮으며, 위험회피형의 성향이 아주 높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강박증환자들의 특징인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너무 과대하게 평가하고 항상 의심하고 확인하며 완벽하려는 성향을 잘 설명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강박증환자들은 어떤 성격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까?
정신과 진단체계의 하나인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성격장애를 비슷한 성격을 묶어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A군에는 “이상하고 괴상한” 성격들이 속하는데,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으며, 대인관계를 잘 가지기 어려운 성격들입니다. 정신분열형 성격, 편집적 성격 등이 A군에 속합니다.
B군에는 “드라마틱하고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성격들이 속하는데,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안정되어 있지 못하고 자주 변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변덕스럽고 엉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여기에는 경계선 성격, 히스테리성 성격, 나르시스틱 성격, 반사회적 성격 등이 있습니다.
C군에는 “불안하고 공포를 느끼는” 성격들인데, 이 군 역시 대인관계 혹은 자신의 내부에서 심한 갈등을 느끼는 타입입니다. 이에는 의존적 성격, 회피형 성격, 강박적 성격이 속합니다. 강박증환자는 대개 C군에 속하는 성격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강박적 성격장애와 강박증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지만 강박증환자에서 강박적인 성향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병이 생기고 난 이후에 병에 의하여 성격이 강박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강박증환자들이 증상이 좋아지고 난 다음에는 성격적인 문제도 없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바드 의과대학 매사츄세츠병원의 연구에 의하면 강박증과 강박적 성격장애의 증상을 분석하였는데, 강박적 성격장애의 증상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하였다.
첫번째 요소에 속하는 증상으로는 1)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2)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며 3)우유부단하고, 4)완벽주의 5)감정 표현의 부족이며, 둘째 요소에 속하는 증상은 1)과도하게 양심적이고, 2)일만 하는 일벌레, 3)관대함의 부족 등입니다. 그런데 강박증의 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은 첫번째 요소들이었고, 두번째 요소는 관련이 없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첫번째 요소에 속하는 것은 강박증상을 반영하는 요소들이며, 두번째의 요소는 아마도 강박증에 의하여 나타나는 이차적인 대인관계의 성격특성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약 50%정도 이상에서 강박증과 성격의 문제를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적인 약물치료나 행동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격적인 문제를 같이 고려하여 필요하면 정신치료까지 병행하여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신분열형 성격장애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치료가 아주 어렵습니다. 따라서 약물치료는 물론이고 사회기술훈련 등을 시행하기도 하여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