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강정보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다학제 협진시스템으로 환자중심 원스톱 진료서비스 제공하고 있습니다.

건강정보

건강상식, 질병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제목
비만-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저는 먹는 것도 별로 없는데 살이 찌네요?”
“저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인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에 보통 사람들은 물론, 일부 의사들도 “많이 먹으니까 살이 찌지, 물만 먹는데 살이 찌겠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하소연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의 하루 섭취 열량을 분석해보면 실제로 상당수에서 섭취 열량이 보통이거나 보통 이하로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이 분들의 하소연은 근거없는 것은 아니며, 이 분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억울한 일이 없겠죠. 도대체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 걸까요?
인체의 에너지 소비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초대사율, 식사에 의한 열 생산, 운동에 의한 에너지 소비인데요. 기초대사율이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소모율을 말하구요, 이 기초대사율은 체중에서 체지방의 무게를 뺀 ‘제지방 체중’에 비례합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몸무게라 할지라도 체지방이 적고 근육과 골격이 큰 사람이 기초대사율이 더 높게 마련이지요. 이 때문에 같은 체중의 남녀간에도 남자가 기초대사율이 더 높습니다. 이 기초대사율은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기초대사율은 출생 후부터 증가하여 2~3세에 최고이고, 그 후 약간씩 감소하여 20세 경에는 일정하게 되고, 노화가 일어나면서 서서히 감소하게 됩니다.
식사에 의한 열 생산은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어 분배, 저장되는데 쓰이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음식물의 성분에 따라 소모되는 열량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지방질의 경우 대사되어 조직에 쉽게 저장될 수 있으므로 소모 열량이 총 섭취열량의 3~5%에 불과하지만,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경우 체내 저장되는데 각각 5~10 %, 20~30 %의 열량이 쓰이게 되는 거죠. 결국 같은 1000 칼로리를 섭취하였다 하더라도 지방질의 경우 30~50 칼로리, 탄수화물의 경우 50~100 칼로리, 단백질의 경우 200~300 칼로리가 대사과정에서 열로 소모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지방질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열량이 두 배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방질은 비만의 원흉이라 할만 하지요?
운동에 의한 에너지 소비는 말 그대로, 운동에 의해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열량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이란 달리기나 수영 같은 운동 뿐 아니라 직장에서의 작업이나 가정에서의 가사노동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초대사율과 관련해서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한 중년부인은 158cm의 키에 체중이 70kg인 전형적인 비만이었습니다. 이 분이 드시는 하루 식사량은 1300칼로리로 필요로 하는 열량에 크게 모자라서 본인의 표현을 빌면 “허기가 져서 기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먹는 것이 없는데 살은 자꾸 찌는 상태”였습니다. 이 부인이 하루동안 섭취한 식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아침: 우유 한 잔
- 점심: 작은 빵 하나와 커피 한잔
- 저녁: 보통 가정과 비슷한 저녁을 먹는데, 하루 동안 먹은 것이 별로 없어서 좀 많이 먹는 편

이렇게 적게 먹는데 살이 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부인의 경우 저녁식사 후 다음날 점심때까지 약 18시간 동안 우유 한 잔을 제외하고는 거의 먹은 것이 없게 됩니다.
이 때 신체 내에서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되지요. 열량 소모를 최대한 억제하고 절약한 칼로리를 체내에 지방으로 저장하여 비상식량으로 비축하게 되는 거죠. 열량소모를 억제하므로 몸은 기운이 하나도 없지만, 체중은 점점 느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구요. 결국,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폭식과 결식을 반복하면 기초대사율이 낮아져서 결론적으로는 체중조절에 반드시 실패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설명 드린 몸 안의 에너지 소비 과정을 이해하셨다면,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표현은 조금 과장된 것이기는 하지만, 조금만 먹는데도 살이 찌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실 거예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은 유전 탓이나 팔자소관으로 돌리고 체념하고 포기할 일은 절대 아닙니다. 운동과 신체활동량이 부족하므로 근육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체질이 되고, 이 때문에 기초대사율이 낮아지는 것이 바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원인인 것이지요.
그러니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분들은 이제부터 꼭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신체활동량을 늘리고, 또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