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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의 치료-수술치료

최근 강박증 치료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치료를 하지 못하던 과거와는 달리 대부분의 환자가 약물이나 인지행동치료의 도움으로 증상의 호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에도 불구하고, 전혀 증상의 호전이 없습니다.
이러한 치료저항성 환자인 경우에는 몇 가지의 방법을 사용하여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뇌 수술이며, 또 다른 하나의 방법은 아주 최근 실험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경두개자기자극방법(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입니다. 먼저 뇌 수술에 대해서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병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하바드 의과대학의 부속병원인 이곳에는 미국뿐만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들이 모여 있는 대단한 자부심을 지닌 병원입니다. 이 병원 정신과에 강박증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제니케는 강박재단(Obsessive-compulsive foundation)의 회장이기도 한데, 강박증 연구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중의 한 사람입니다. 또한 매사츄세츠 병원의 신경외과에서는 강박증환자의 뇌수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까지 10여년 이상 같은 병원의 강박증클리닉에서는 한명의 환자도 신경외과에 수술을 의뢰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병원에서 두 곳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 이유는 뇌조직의 일부를 제거한다고 해서 환자의 정신증상이 좋아진다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수술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내 가족이 그러한 뇌수술을 받겠다면 권하겠는가?” 하는 것인데, 현재까지의 결과는 그렇게 긍적적이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뇌수술로 치료받는 정신과의 질환을 언급할 때, 강박증이 가장 흔히 거론되는 질환입니다. 수술기술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정확한 위치에 단지 몇 mm 만을 구멍을 뚫으면 됩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해석하는데는 아직도 논란이 많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약물이나 시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몇가지의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위약(placebo)과의 비교연구에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여야 합니다. 그러나 뇌수술은 그러한 위약효과를 판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뇌수술과 똑같은 방법으로 처치를 하지만 단지 특정부위에 시술만 하지 않고 비교하여야 하는데 이것을 환자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구가 후향적, 즉 수술 후의 증상의 호전이 있는냐를 평가한 것인데, 이는 그 수술 자체의 특별한 효과인지 혹은 일반적인 효과로 좋아졌는지 모호한 것입니다.

치료가 되지 않는 통증, 파킨슨병 그리고 간질같은 경우에는 뇌수술이 이제는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데는 전 세계적으로도 몇군데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나라에서는 정신질환의 뇌수술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합니다. 몇년전에 북구에서 정신질환에서 수술을 시행하는데, 환자에게 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많은 환자들에게 시행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직까지 논란이 많은 시술방법임에는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강박증 환자에게 뇌수술을 시행해야 할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수술의 적응증을 정확하게 살펴보고 정말로 시행해야만 하는 경우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의료전달 체계가 정확하게 되어있지 않고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현실에서는, 수술로 가기 전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약물이나 인지행동치료에 반응이 없다고 생각하고 수술에 들어 갈 위험성이 많이 있습니다.

강박증의 뇌수술의 적응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병이 5년 이상 되어야 한다.
(2)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을 심하게 방해하여야 한다.
(3) 증상으로 환자 자신이 심한 고통을 받아야 한다.
(4) 현재의 치료방법으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하여 사용할 수가 없어야 한다.
(5) 뇌수술에 의하지 않고는 병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어야 한다.
(6)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7) 수술전, 후의 평가 프로그램에 참석하여야 한다.
(8) 수술후 재활 프로그램에 참석하여야 한다.

위의 적응증 중 현재의 치료방법으로 효과가 없어야 된다는 항목은 정확한 평가를 필요로 합니다. 왜냐하면 한두개의 약물로 충분히 사용해 보지도 않고 효과사 없다고 판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클로미프라민이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프로작, 세트랄린, 파록세틴)나 단가아민 산화효소 억제제을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용량으로 적어도 10주 이상 사용을 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리툼, 클로나제팜, 부스피론등을 추가하여 봅니다. 또한 행동치료, 즉 폭로-방지법을 적어도 20시간 이상 해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치료방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해보아야지만 치료저항성 강박장애로 판정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클리닉에서 적어도 5년간은 집중적인 치료를 해보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수술을 하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가 18세 이하이거나 65세 이상인 경우, 다른 정신과적 질환(망상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성격장애(경계선, 히스테리성,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 그리고 뇌의 다른 병변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하면 안됩니다.
또한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위원회가 있어 치료하는 의사의 편견이 있어 수술을 결정한 건지를 검토하고, 과거 치료병력과 아울러 정말로 수술의 대상이 되는지를 조사합니다. 위원회가 수술에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마지막 결정을 하기 전에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봅니다

수술방법은 미상핵부분으로 가는 신경다발을 절단하는 방법(subcaudate tractotomy), limbic leukotomy, cingulotomy, capsulotomy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수술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외부에서 정확한 위치를 잡고 가는 바늘을 넣어 전기를 통함으로서 그 부위에 상처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감마 나이프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cingulotomy와 capsulotomy 입니다.
수술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이상에서 효과를 보았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이는 대조군이 없는 연구보고이기 때문에 그 효과정도를 판정하는데 조심을 기하여야 할 것입니다. 수술의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감염, 출혈, 간질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요사이는 정방위 수술로 인하여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심한 신경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243명의 환자중 15명이 부작용을 경험하였다는 보고를 참조할 때, 그렇게 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수술후 인지기능의 변화에 대하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지기능이란 기억력, 집중력, 실행능력 등을 말하는데, 수술 전 후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전두엽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술 전후의 인지기능을 정확히 평가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성격적인 변화도 그 중의 하나인데, 특히 충동성의 증가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후 자살하는 경우도 있는데, Waziri의 보고에 의하면, 약 3%의 환자에서 자살한다고 합니다.

수술후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특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최후의 치료 방법으로 치료효과가 없기 때문에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강박증의 뇌수술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아직까지 부족합니다. 따라서 수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어떤 환자인 경우에는 행동치료나 약물치료가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들기 때문에 수술로 쉽게 치료하려고도 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 오히려 수술을 꼭 받는 것이 좋은 환자가 수술에 대한 무지나 공포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증의 뇌수술은 영구적으로 뇌에 일부 손상이 남는다는 점, 전신마취제와 근이완제 사용, 수술에 따른 위험 및 수술 후 회복에 이르기까지의 일시적인 부작용 등이 문제가 됩니다. 뇌수술은 강박증의 보편적인 치료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인 경우에는 도움이 되는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1000명의 강박증 환자 중에 한두 명 정도가 결국 수술에 의존한다고 합니다.